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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1학년

[현대사회와 윤리] 기말고사 문제 및 답안

by gnueng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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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와 윤리 기말고사

 

교재 : 도덕철학과 도덕교육 -열두 가지 질문과 대답-


1. 아래 인용은 피터 싱어(P. Singer)의 『더 나은 세상』(Ethics in the real world)에 수록된 「도덕은 진화하고 있는가」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2008년은 UN 총회가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제2차 대전 동안 자 행된 끔찍한 범죄들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에서 발표한 세계인권선언은 인종, 피부색, 성별, 언 어, 종교,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동일한 기본권을 누릴 수 있다는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사회가 인종차별과 성차별의 싸움에서 얼마나 많은 성공을 거 두었는지 살펴봄으로써 인류의 도덕적 진화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Singer, 2016/2019: 24-25).


인종차별과 성차별의 심각성이 얼마나 완화되었는가를 살펴보는 일은 인류의 도덕적 진화를 가늠하는 효과적인 방안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종차별, 성차별의 심각성이 완 화되었다는 월드퍼블릭오피니언(World Public Opinion, WPO)의 설문 결과가 실존하는 한 개인의 도덕적 진화를 담보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플라톤의 대화편 메논은 실존의 도덕적 진화를 가늠하는 준거가 무엇인가를 소크라테스와 메논이 나누 는 대화를 통해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와 메논이 나눈 대화에 주목한 다면, ‘무엇’이 실존하는 한 개인의 도덕적 진화를 보장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한 개인 의 도덕적 진화를 위해 요구되는 ‘조건’은 무엇입니까. 이번 학기 강의 내용을 토대로 무 엇이 실존의 도덕적 진화를 가늠하는 준거가 될 수 있는지 서술하십시오.


* 채점 기준
- 서론, 본론, 결론의 구조에 따라 글을 작성하였는가?
- 문장·문단 간 연결이 논리적이고, 글의 전체적인 논지가 분명한가?
- 강의 내용을 잘 이해하여 핵심 개념들을 중심으로 답안을 작성하였는가


<주제 1>

흔히 인류의 도덕적 진화의 증거로 과거의 특정 시점과 비교해 줄어든 범죄율, 인종차별, 성차별 등을 가져오곤 한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여전히 차별받고, 일반적 도덕관념에 비추어 봤을 때 비합리적인 일들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앞서 말한 준거들이 개개인의 도덕적 진화까지 담보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개인의, 즉 실존의 도덕적 진화를 보장할 수 있을까?
플라톤의 대화편 「메논」이 우리에게 이 문제에 있어 어느정도 답을 제시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소크라테스와 메논의 대화에서 소크라테스는 메논의 ’덕은 가르칠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에 대한 답변은 차치하고서 메논과 이 대화편을 읽는 독자인 우리를 '덕은 무엇인가?'라는 오히려 한 단계 선행되는 수준의 질문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이는 ’덕이란 무엇인가?‘라는 것에 대한 본질적 탐구 없이 다수의 대중에 의해 제시되는 등 관례적이며 절대적인 것으로 정의되는 ’덕’이라는 것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 일련의 행동양식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덕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덕은 과학적 사실과 수학적 지식처럼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내면에서 끊임없는 질문과 고민을 통해 주관적 확신으로서 확인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만 비로소 얻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교육현장에서도 덕이란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고, 교실에서는 떠들지 않아야된다는 등 관례적이고 규칙으로 정의되는 수준의 덕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학생들 스스로 덕에 대한 고민과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방향의 교육이, 가르침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이러한 가르침은 예비교사인 우리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렇게 물론 교사 역시도 회상해야할 영원한 진리에 있어 학생과 동등한 정도로 무지하지만, 교사가 학생에게 ”덕이란 무엇인가?“라는 지난한 회상의 여정에 발걸음을 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그렇게 우리 학생들이 덕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기꺼이 이를 찾아 나서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이러한 고민과 탐구가 개인의 도덕적 진화를 보장하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실존의 도덕적 진화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된다.



2. 여러분은 무엇이 행복을 보장한다고 생각합니까? 어떤 삶이 행복한 삶입니까? 소소 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보장된 삶, 예컨대 고된 지적 노동으로부터 벗어나 커피 한 잔의 ‘여가’를 즐기는 삶이 행복한 삶입니까? 피이퍼(J. Pieper)는 『여가: 자유와 문화와 교육 의 기초』(Leisure: The Basis of Culture)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여가의 정신이 사라져버 린 현대사회의 모습을 아래와 같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먼저, 문화의 한 가지 기초가 여가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 다.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의 첫 장을 보면 누구나 그 정도는 쉽게 알아낼 수 있습니다. ‘여가’라는 단어의 역사부터가 그 사실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여가는 희랍어로 ‘스콜레’(σχολ ή), 라틴어로 ‘스콜라’(schola)이며, 이것은 영어의 ‘스쿨’(school)과 동일한 단어입니다. 다시 말하면, 오늘날 우리가 가르치고 배우는 장소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단어는 원래 여가라는 뜻 의 단어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school’은, 제대로 하자면, 학교가 아니라 여가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희랍의 문명 세계에서 생겨난 대로의 여가의 원래의 의미는 치밀하게 계획된 근면성과 ‘총체적 노동’이 지배하는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리하여 여가에 대 한 분명한 이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일의 영역을 과대평가 하는 데서 따라오는 편견-을 제거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Pieper, 2000/2005: 2)


현대사회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여가의 원래 의미는 무엇입니까? 여가의 본래적 의미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이번 학기 강의 내용을 떠올리며, 무엇이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지 여가의 의미를 중심으로 서술하십시오.


* 채점 기준
- 서론, 본론, 결론의 구조에 따라 글을 작성하였는가?
- 문장·문단 간 연결이 논리적이고, 글의 전체적인 논지가 분명한가?
- 강의 내용을 잘 이해하여 핵심 개념들을 중심으로 답안을 작성하였는가


<주제 2>

여가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던져졌을 때 개인차는 있겠지만 우리는 흔히 이에 대한 답으로 ‘일하지 않고 쉬는 것‘, ’등산‘, ’영화 감상’ 등을 떠올리곤 한다. 이러한 통념에 비추어 봤을 때 학생으로서 학교에 나가 지식을 추구하고,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공부하고, 시험을 치르는 등의 일련의 과정을 여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배우고 가르치는 장소인 학교를 가리키는 말인 ‘school‘이 본래 ‘여가’를 의미하는 라틴어 ‘schola’에서 파생되었다는 점은 현대사회에서 생각하는 여가의 의미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과거의 사람들에게 공부는 가진 자의 특권이었다. 생산을 위한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유인만이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세상에 대한 관조를 통한 학문의 추구 그 자체가 여가일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여가의 의미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은 우리가 이론적 지식을 탐구하는 행위 그 자체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닌 이를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취급하는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공부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악착같이 공부를 하고 있는 우리 모습에서 여가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란, 행복한 삶을 찾기란 어려운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노예의 기예에서 탈피해 지식 자체를 목적으로 획득해나가는 자유인의 기예로 발돋움 해야만 한다. 여가의 핵심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관조하며 사물의 있음에 대한 순수한 긍정과 수용에 있다. 여기서 우리가 진정으로 문제삼아야 하는 것은 여가 속에 살면서도 여가를 거부하는 것, 자기 자신이면서도 자기 자신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공부한다는 자세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이론적 지식을 공부하는 삶 그 자체에 무한한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이 모종의 실제적 결과를 산출하기 위함인 것이 아니라 지식 획득이 그 자체로 행복의 실현 또는 덕의 형성을 의미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로부터 여가의 본래 의미를 되찾는 것이 우리에게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리라 생각한다.



3. 피터 싱어(P. Singer)는 『더 나은 세상』(Ethics in the real world)에서 「세상의 모 든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고, 아래와 같은 문단으로 그 질문에 대 한 해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학자들은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지식을 담은 통합 도서관을 꿈꿔왔다. 그리 고 2004년 구글은 주요 연구 도서관 다섯 곳에서 소장하는 모든 자료를 디지털로 스캐닝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제 인류는 ‘유토피아 도서관’이라는 꿈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Singer, 2016/2019: 355).


모든 도서의 디지털화, 인터넷 보급률의 실질적 확대. 과연 이것이 세상 모든 지식의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세상의 모든 지식을 공유하는 일이 ‘과학’과 ‘기술’에 의해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 문제와 관련하여 헤르바르트(J. F. Herbart)의 이론은 세상 모든 지식의 공유 가능성을 ‘과학’이나 ‘기술’이 아닌 ‘교육’의 관점에서 모색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됩니다. 우리가 세상의 모든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지, 만약 공유할 수 있다면 그 일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지 헤르바르트의 ‘사고권’(思考 圈, Gedankenkreis)과 ‘취미’(趣味, Geschmack) 개념을 중심으로 서술하십시오

* 채점 기준
- 서론, 본론, 결론의 구조에 따라 글을 작성하였는가?
- 문장·문단 간 연결이 논리적이고, 글의 전체적인 논지가 분명한가?
- 강의 내용을 잘 이해하여 핵심 개념들을 중심으로 답안을 작성하였는가


<주제 3>

현대에 이르러 우리는 의지만 있다면 클릭 몇 번을 통해서 세상의 어떤 지식에도 접근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이를 적극 활용하고 그 효용을 누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모든 도서의 디지털화, 인터넷 보급률의 실질적 확대가 그 자체로 세상 모든 지식의 공유를 의미하냐는 질문에는 섣불리 ‘그렇다’라고 답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세상 모든 지식 공유는 가능한가?“에 대한 답은 헤르바르트의 사고권과 취미 개념으로부터 그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헤르바르트라면 위 질문에 대해 ”세상 모든 지식은 물론이고 전 인류가 쌓아온 지력과 지혜의 총체를 전달받고 공유하고 있다“라고 답할 것이다. 교육이 사고권, 즉 지적 보고를 전달하고 형성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세상의 모든 지식을 공유하는 일이 이미 일어나고 있고 그게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교육의 의미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세상의 모든 지식은 공유할 수 있는가?“ 라는 싱어의 질문은 ”세상의 모든 지식을 공유하려는 마음, 세상의 모든 지식에 이끌리는 마음, 그 지식이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감지하고 그것을 찾아나서게 하는 상태의 마음인 취미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길러지는가?”라는 질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스캔을 해 놓더라도 그것이 가치있는 것이고, 그것이 아름다운 것이고, 그것을 찾아가는 일이 선한 것이라는 생각이 없다면 무의미한 것이 된다. 취미는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취미는 인지능력이나 의지처럼 별도의 정신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한 양상이기 때문이다. 취미를 형성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식을 지식답게 가르치는 교육적 교수를 통해서 지식이라는 것을 학생의 마음에 투명하게 안착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도덕교육의 실천이 개개인으로 하여금 사고권 형성을 가능하게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며 이러한 점에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렇듯 교사는 교수를 통하여 학생의 마음을 크고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심미적 판단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취미를 형성하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 그것이 교사의 역할이며 세상 모든 지식의 공유를 가능케하는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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