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1 [창작] 눈동자 너머 * * * 막 개강한 봄날의 캠퍼스 교정에는 으레 생기가 흘러넘친다. 겨우내 얼어붙은 땅은 녹고, 그 위로 피어난 엷은 녹빛 싱그러움이 캠퍼스 교정을 물들인다. 부푼 가슴의 신입생들의 들뜸 가득한 발걸음으로 온 캠퍼스 교정이 가득하니, 차갑게 정체되었던 겨울 분위기는 간데 없다. 땅에도, 공기에도 가득 찬 넘치는 생명력이 묵은 과거를 털어내는 시기가 다시 온 것이다. 그런 생기 넘치는 교정에 비해 묵어 정체된 나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존재였다. 우리는 불편한 손님과 집주인의 관계와도 같았으니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 피차에게 좋은 일인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조용한 과사무실 의자에 기대어 앉아 창 너머의 교정에 감흥 없는 눈길을 던지는 것을 택했다. 어울리지 않는 것들끼리 서로 가까이 있어봐야 이질적일 .. 2022. 1. 15. 이전 1 다음